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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면서 그림 그리고 판화도 새기는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이 최근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을 소재로 새로운 판화를 창작하였다.
1896년 갑오농민전쟁을 이태 앞둔 임진년 8월 동학교도와 무장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감행했던 선운사 마애미륵불 비결탈취 사건을 소재로 한 것이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석불은
                          거금 삼천년전 검단선사의 진상이라고 하며
                          그 석불의 배꼽 속에는 신기한 비결이 들어 있어
                          그 비결이 나오는 날은 한양이 다 된다는 말이 자자하였다.
                          임진년 8월 무장 대접주 손화중이 교도들을 동원해
                          청죽 수백개와 마른 동아줄 수천발을 구하여
                          부계를 만들어 석불의 전면에 안진하고
                          석불의 배꼽을 도끼로 부수고
                          그 속에 있는 것을 꺼내었다.

                              - 선운사 도솔암 마애석불 2009 홍규
                         
당시 민중들은 비결이 나오는 날 한양이 망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그 비결을 꺼낼 사람이 동학도 가운데서 나오게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여 소문을 내고 나중에는 이를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새세상을 바라는 염원과 함께 그 소임을 동학도들이 맡아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인내천' 후천개벽' 등을 기본이념으로 포교를 벌여온 동학에 대한 기대이기도 했을 것이다. 
소설 녹두장군에서는 동학 접주의 입을 빌어 "관의 늑탈과 탐학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이 세상이 뒤바뀌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런 대임을 우리한테 맡기고 있는 것"이라 분석한다.
결국 동학 접주들은 그 비결을 꺼내기로 작정하고 신도 3백여명과 함께 결행하니 금방이라도 한양이 망하고 손화중이 임금이라도 될 것처럼 소문이 날개가 돋힌 듯 퍼져나가게 되었으며 동학에 대한 민중의 신뢰는 더욱 깊어졌다. 
이에 대경실색한 무장현감은 무장접주 강경중, 흥덕접주 고영숙, 오지영등 접주들을 잡아들여 주리를 틀고 엄하게 문초한 끝에 강도 및 역적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선고하기에 이른다. 

2005년 6월 공음에서 있었던 고창농민들의 농민총파업 횃불시위.

이에 전봉준과 손화중은 사형의 위기에 몰린 접주들을 구하기 위한 계략을 강구하여 오지영의 형 오시영으로 하여금 동학도를 포함한 인근 주민 천여명의 횃불대오를 이끌고 무장관아를 방문하여 '미륵하생경'이라는 불경을 비결이라 내놓게 한다.  
미륵하생경에 따르면 56억 7천만년 뒤에 미륵이 세상에 내려와 용화세계를 편다는 것이다.
비결에 기댄 세상의 참언이 이토록 허황된 소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관아에 고하여 다독임과 동시에 1천여 횃불군중의 힘으로 현감을 압박하여 옥에 갇힌 접주들을 구해낸 것이다.
군중들은 석방된 접주들을 앞세우고 "또 잡아가기만 하면 이렇게 본때를 보이자" "그때는 관아에 불을 싸질러버리자"는 결의도 드높이 거리를 누비며 읍내를 빠져나가 해산한다.
그리고 그 이튿날 세상에는 또다른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다.
"진짜 비결은 손화중이 가지고 지리산으로 들어갔고, 관에 가져다 준 것은 가짜였다"는 것이다.
이 일로 말미암아 이씨조선이 망하고 새세상이 오게 된다는 소문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고 호남일대 민중의 신망을 한몸에 받게 된 동학의 교세는 크게 확장되었다 한다.

- 소설의 서막을 여는 녹두장군 1권 '비결'의 내용을 간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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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농사꾼 조선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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